[Macro Deep Dive] : 재정 우위(Fiscal Dominance) 시대의 투자
2023년부터 이어진 미국 증시의 회복은 단순한 경기 호조가 아닌, 정교하게 설계된 유동성 관리(Engineering)의 결과물이었다. 연준(Fed)는 브레이크(금리 인상)를 밟았지만, 재무부(Treasury)는 엑셀(재정 지출 및 단기채 발행)을 밟으며 시장 충격을 흡수한 것이다.
하지만, 2025년 옐런의 마법(Yellen's Magic)이라 불리우던 RRP(역레포) 가용 자원이 마침내 고갈되었다. 이제 시장은 실질적인 지급준비금(Reserve)이 시험받는 구간에 진입한 것이다. 해당 글에서는 QRA(국채발행계획)와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등 정책 변수를 분석하여, 향후 유동성 흐름과 투자 전략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다.
1. 2023-2024 Review : 시장은 어떻게 붕괴를 피했는가?

2022년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2023년초 시장은 '시스템 붕괴' 직전의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우상향 할 수 있었던 건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는 연준(Fed)과 재무부(Treasury)가 합작해 만들어낸 두 가지 정교한 '방어 기제' 덕분이었다.
1) 글로벌 공조와 BTFP(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
- 영국(장기국채 긴급 무제한 매입) : 2022년 9월 영국 리즈 트러스 감세정책이 촉발한 국채 시장 불안정으로 인해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시장 안정을 위한 필요한 규모(whatever scale is necessary)로 장기국채 매입을 선언했다. 20년 이상 만기 영국국채(gilt)를 약 2.5주간(time-limited) 진행했고, 총 193억 파운드(gilt 120억 파운드, 인덱스 연동 gilt 72억 파운드, 한화 37조 규모)를 실제 매입했다.
- 일본(자산총액을 최소화하는 스텔스 테이퍼링 추구) :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시장 불안 속 일본은행(BOJ)는 10년물 변동범위를 ±0.25% -> ±0.5% 로 확대하고, 2023년 1~3월 월 매입 금액을 7.3조 -> 9조엔(+1.7조엔, 한화 16조)으로 증가시키는 수익률 곡선 제어 (YCC : Yield Curve Control) 정책을 통해 10년물 일본국채(JGB) 수익률을 약 0% 수준으로 유지하며 시장 안정을 도모했다.
- BTFP(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 단순히 돈을 풀었다기보다, 은행이 망하지 않게 자산 가치를 보장
: 2023년 3월, 미국 역사상 가장 빠른 은행 파산으로 불리우는 SVB(Silicon Valley Bank)의 몰락(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인한 국채 자산가치 급락 & 뱅크런)으로 미연준(Fed)은 BTFP를 통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너희가 가진 폭락한 채권을 시장가(Market Value)가 아닌, 원래 가격(Par Value, 액면가)으로 담보잡아 돈을 빌려줄게."
해당 조치로 은행들은 손실을 머금고 채권을 헐값에 팔 필요를 없애버렸다. 이는 시장에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는 양적완화(QE) 효과를 내며, 투자자들에게 "연준은 결코 시스템 붕괴를 용납하지 않는다" (Fed Put) 는 강력한 심리적 안전판을 제공했다.
2) 옐런의 T-Bill Magic

보통 정부가 빚(국채 발행)을 내면, 시중의 돈을 빨아들여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2023년에는 빚(대규모 국채발행)을 엄청 냈음에도 주가가 상승했다.
2023년 당시 미국 정부는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워야 했지만, 평소처럼 10, 30년물 장기 국채를 대량 발행하게되면 구축효과로 시중 자금이 국채에 쏠려 주식 시장이 위축될 우려가 있었다. 이에 옐런 재무장관은 장기채 대신 만기가 짧은 단기국채(T-bills)을 집중적으로 찍어냈다. 이때, 단기채의 금리(5.4~5.5%)는 역레포(ON RRP 5.3%)보다 아주 조금 더 높게 설정(+10~20bp)했다. 그 결과, 마땅한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연준 RRP 창고에 잠들어있던 $2.5조 달러 규모의 잉여 자금이 대거 T-bills로 이동했다.
-> 이렇게 정부는 시중의 활성 자금(은행 예금/지급준비금)을 건드리지 않고, 잉여자금인 RRP만 쏙 빼서 재정을 조달한 것이다. 따라서, 대규모 국채 발행이 유동성 측면에서 증시에는 악재일 수 있으나, 실제 시장 유동성 축소는 거의 없는 채로 자금을 조달에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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